남극의 블러드(blood) 폭포: 미생물이 밝혀낸 기원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4 12: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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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러드 폭포 물에서 규조류, 섬모충류와 같은 해양 플랑크톤의 유전적 흔적 발견
- 바람이 현재 미생물을 테일러 계곡으로 운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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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블러드(blood)폭포: 미생물이 밝혀낸 기원

남극 테일러 빙하에서는 붉은색을 띤 소금물이 얼음 위에서 솟아오른다. 이 "피(blood) 폭포"의 철분이 풍부한 염수에서 연구진은 고대 해양 생태계에서 유래한 다양한 미생물 군집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블러드 폭포의 형성과정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는 동시에 놀라운 생물학적 기록 보관소를 드러낸다. 

▲ 핏빛처럼 붉은 물빛을 띠는 블러드 폭포는 선사 시대에 바다에 사는 친척들과 격리된 해양 생물들의 서식지다. 사진: © Bryan Minnea

1911년 발견 이후, 동남극 테일러 빙하의 "블러드 폭포"는 끊임없이 주목을 받아왔다. 빙하 말단에서 붉은색 소금물이 반복적으로 솟아오르는데, 이는 물속의 높은 철분 농도 때문이다. 이 물은 빙하 아래 깊은 곳에 있는 저장소에서 유래하며, 높은 염분 함량 덕분에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 물이 과거 온난기 말 빙하가 형성될 때 갇힌 고대 해수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블러드 폭포의 생명 흔적을 찾아서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생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의 앤젤라 줌플리스(Angela Zoumplis)가 이끄는 연구팀은 블러드 폭포의 물에서 미생물의 유전적 흔적을 조사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블러드 폭포, 빙하 주변 지역, 그리고 동남극의 한 만에서 채취한 물, 퇴적물, 공기 샘플 167개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테일러 빙하 말단의 붉은색 얼음, 진흙, 퇴적물에 국한된 독특한 해양 미세 진핵생물 군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블러드 폭포의 물에서는 규조류, 합토조류, 와편모충류, 섬모충류와 같은 해양 플랑크톤의 유전적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는 고대 해양 생물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주변 지역에서는 육지와 담수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 a, TGT는 두 개의 시료 수집 지점(I 및 II)을 보여준다. 데이터는 참고문헌 에서 가져왔다. b,c, 지점 I에서는 붉은색을 띤 얼음, 표면 또는 얕은 기저부의 영향을 받은 얼음(b)에 눈에 띄는 염수 얼룩이 있는 것, 진흙 및 퇴적물(c)을 수집했다. d, 지점 II에서는 염수 유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변의 불포화 테일러 빙하 모레인에서 나온 붉은색이 아닌 퇴적물을 수집했다. (출처:Published: 03 August 2026 / Molecular evidence for a relict marine community in an Antarctic Dry Valleys subglacial brine-fed system / nature geoscience)

선사 시대에 고립되었던 곳

줌플리스와 그의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테일러 계곡이 과거 간빙기 동안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해수면 하강과 빙하 작용으로 인해 고립되었다는 가설과 잘 맞는다. 연구진은 "테일러 빙하 말단의 빙하 아래 염수 공급 시스템은 바다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양 기원의 생물학적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특히 규조류에서 블러트팔레(피의 폭포)와 바다에서 서식하는 규조류 개체군 사이에 유전적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오랜 고립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발견된 해양 생물이 단순히 화석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광합성, 세포 손상 복구, 극심한 염분 스트레스 반응과 같은 과정에 관여하는 활성 유전자를 확인했다. 따라서 붉은 블러트팔레 물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오랜 기간 바다와 고립되었는데도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바람에 의한 중요한 이동은 없음

줌플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또한 해양 생물이 최근에야 블루트폴에 도착했으며, 아마도 강풍에 의해 바다에서 테일러 계곡으로 날아왔을 것이라는 대안 가설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 가설은 분석에서 드러난 유전적 고립뿐만 아니라, 분석된 공기 샘플에서도 반박된다. 공기 샘플은 바람이 현재 미생물을 테일러 계곡으로 운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껏해야 먼 과거의 매우 강한 바람이 해양 생물의 내륙 분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현재 테일러 빙하의 해양 군집은 여러 가지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해침에서 유래한 계통의 장기적인 생존, 과거 바람에 의한 계곡 내 재분포 가능성, 그리고 현재 바람에 의한 매우 제한적인 유입 등이 모두 작용한 결과다”라며, "이 연구는 오늘날 남극 미생물 군집과 과거 기후 변화를 연결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블러드폴(Bloodfall)의 미생물 군집은 생물이 급격한 환경 변화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극한 조건에 적응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출처: Angela Zoumplis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외, Nature Geoscience, doi: 10.1038/s41561-026-02054-6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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