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년 된 고대 피그먼트의 반전… '이집션 블루', 최첨단 의료 진단 기술로 재탄생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2 11: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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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천도(℃) 화염 기술로 2D 나노시트 합성 성공… 미세 혈관·면역세포 생생하게 관찰
- 근적외선 발광 특성 활용해 뇌 뼈 투과,기존 소재 한계 극복한 고해상도 바이오 이미징
- 고대 인류의 지혜와 현대 나노기술의 만남, 생체 적합성 낮춘 차세대 의료 화합물 기대

5천 년 된 고대 색소의 반전… '이집션 블루', 최첨단 의료 진단 기술로 재탄생

약 5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들어 사용했던 인공 색소 ‘이집션 블루(Egyptian Blue)’가 현대 의학의 미세 질환 진단을 돕는 최첨단 의료 보조 소재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근적외선을 조이면 빛을 발하는 특성을 이용해 생쥐의 뇌 속 미세 혈관과 면역세포를 실시간으로 선명하게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 수천 년 전, 이집트인들은 이미 매우 푸른색의 염료인 이집트 블루를 생산하고 있었다. 사진:픽사베이

고대 색소에 숨겨진 '근적외선 형광'의 비밀


이집션 블루는 석영 모래, 동광석, 석회석, 식물 재를 섞어 900도(℃) 가량의 고온에서 수 시간 동안 구워 만든 인류 최초의 인공 피그먼트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주성분인 ‘쿠프로리바이트(CaCuSi4O10)’는 강한 내구성과 선명한 푸른빛뿐만 아니라, 근적외선을 받으면 어둠 속에서 강하게 빛나는 형광 특성을 지닌다.

의학계에서는 1000~1700나노미터(nm) 파장대의 근적외선 영역이 빛의 산란이 적고 체내 자가형광 방해가 적어 신체 깊은 조직을 촬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집션 블루를 의료용 나노 입자로 미세하게 갈아 부수면 형광 특성을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그동안 실제 의료 현장에 응용되지 못했다.

나노 기술의 진수 '플라임 스프레이 분해법'


로베르트 니슬러(Robert Nißler)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교(ETH Zürich) 및 스위스 연방 재료 시험 연구소(Empa) 연구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고성능 나노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금속 원소를 유기 용매에 녹인 뒤 최고 3천도에 달하는 화염에 분사하는 ‘플레임 스프레이 Pyrolysis(Flammsprüh-Pyrolyse)’ 공정을 도입했다. 용매가 타오르면서 금속 산화물이 입자 형태로 결합하고, 이를 급냉시킨 후 근적외선 레이저를 쬐어 수 초 만에 안정적인 2D 격자 구조의 나노시트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식을 통해 입자의 leuchtkraft(발광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완성했다. 

▲ 이집트 블루의 현대적인 모습: 연구진은 이를 의료 영상용 형광 염료로 변환했다. — © Empa

생쥐 뇌 두개골 넘어로 관찰된 미세 혈관과 면역세포


연구팀은 나노 피그먼트 표면을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투명 바이오 폴리머로 코팅한 뒤 생쥐의 혈관에 투입했다. 이후 근적외선을 조사하자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생쥐의 대뇌 피질 전반에 걸친 미세 혈관의 혈류 흐름이 또렷하게 포착됐다.

나아가 식세포(대식세포) 등의 면역세포에 이 나노 입자를 태그하여 관찰한 결과, 살아있는 동물(in vivo)의 대뇌 피질 전체에서 단일 면역세포를 실시간으로 이미징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맞춤형 형광 마커 제작 및 뇌질환, 혈관계 질환의 초기 진단 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되었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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