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현상이 바꾼 인류 역사 (3) "홍수 원인에 관한 새로운 발견"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9 01: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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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2년 지구상에서 가장 루브 알 칼리사막 가장자리에서 운석 잔해 발견
- 운석의 질량,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같은 위력, 연대 측정 잘못 4천년->400년 전
- 홍해 퇴적물 코어 분석 기원전 7천 년에서 4천500년 사이 진정한 몬순 기후 경험
- 지중해의 물은 실제로 강력한 돌발 홍수처럼 흑해로 쏟아져 들어왔을 것

운석 충돌, 몬순, 아니면 흑해 홍수?
홍수 원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만약 쓰나미나 화산 폭발이 수많은 신화에 등장하는 홍수의 원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과학자들은 1932년 아라비아 사막 한가운데에서 이 질문에 관한 또 다른 가능성 있는 해답을 발견했다. 

▲ 운석 파편과 운석 충돌구의 위치 (루브알칼리 사막 가장자리). © NASA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사막인 루브 알 칼리(Rub al-Khali) 사막 가장자리에서 그들은 운석 잔해를 발견했다. 초기 추정치는 약 4천 년 전의 것으로, 기원전 2천 년경에 충돌했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당시에는 이러한 추정이 지배적이었다. 이 시기는 여러 유명한 홍수 신화의 기원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이 충돌이 근동과 중동 전역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했을까?

정말 운석 충돌이 원인이었을까


1990년대에 미국의 지질학자 제프 윈(Jeff Wynn)과 유진 슈메이커(Eugen Shoemaker)는 충돌 지점을 재조사했다. 모래에 덮인 그곳에서 그들은 지름이 각각 116m, 64m, 11m인 세 개의 운석 구덩이를 발견했다. 충돌 흔적은 분출물과 화산 유리 형태로 거의 1km에 걸쳐 뻗어 있었다. 지질학자들은 운석 구덩이의 크기를 바탕으로 운석의 질량을 최소 3천500톤으로 추정했다. 충돌 에너지는 TNT 10~12킬로톤에 해당하는 것으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거의 같은 위력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충돌은 메소포타미아와 지중해 지역까지 광범위한 기후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으며, 성경에 나오는 "40일간의 비"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조사를 통해 기존의 연대 측정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이 밝혀졌다. 운석의 나이가 4천 년이 아니라 135년에서 450년 사이였다는 연구 결과는 초기 대홍수의 원인 후보로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홍해의 전경(앞쪽). 퇴적물로 보아 특히 비가 많이 내렸던 시기였음을 알 수 있다. © NASA/JSC

중동의 몬순 기후?

2003년, 대홍수의 또 유력한 원인 후보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독일 연구재단(DFG) 해양주변 연구센터의 헬게 아르츠(Hehe Arz)와 프랑크 람미(Frank Lammy) 연구팀은 홍해 퇴적물 코어를 분석하던 중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다. 이 퇴적물은 기원전 7천 년에서 4천500년 사이 홍해 표층수의 염도가 오늘날보다 훨씬 낮았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장기간에 걸친 집중 호우다. 오늘날 이 지역은 매우 건조하지만, 2천500년 동안은 훨씬 습한 기후가 지속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화석 꽃가루와 동굴 퇴적물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도 그러한 습윤 시대의 증거가 드러나자, 아르츠와 람미는 획기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 시기에 근동 지역은 오늘날 인도와 유사하게 강하고 주기적인 우기를 특징으로 하는 진정한 몬순 기후를 경험했다. 이는 성경에 나오는 40일간의 비와 그 후 발생한 대홍수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 약 8,000년 전 흑해의 수위는 오늘날보다 훨씬 낮았으며, 지중해보다도 낮았다. © Kamel15/ CC-by-sa 3.0

흑해가 바다가 되다

홍수의 원인에 대한 또 다른 이론이 있으며, 현재는 이 이론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1997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의 윌리엄 라이언(William Ryan)과 월터 피먼(Walter Piman)은 흑해의 갑작스러운 홍수가 홍수 이야기의 근간을 이룬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지질학적 분석에 따르면 약 8천 년 전까지 흑해는 지중해보다 수위가 50~150미터 낮은 담수호였다. 보스포러스(Bosporus) 해협이 자연 댐으로 막혀 있어 흑해와 지중해 사이의 물 교환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기후 온난화와 빙하 해빙으로 지중해 해수면은 점차 상승했고, 결국 보스포러스 댐이 더 물을 가둘 수 없어 붕괴되었다. 거대한 폭포처럼 바닷물이 저지대 호수로 쏟아져 내리면서 얕은 호숫가를 침수시켰다. 몇 년 만에 흑해의 수위는 수백 미터 상승하여 수많은 신석기 시대 정착지를 매몰시켰다.

댐 붕괴가 홍수의 기원이었을까?

이것이 홍수 전설의 기원이었을까? 2004년, 베른 대학교의 마크 시달 교수(Mark Sidall)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흑해 댐 붕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중해의 물은 실제로 강력한 돌발 홍수처럼 흑해로 쏟아져 들어왔을 것이다. 초당 6만 세제곱미터가 넘는 물이 ​​호수로 유입되었는데, 이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20배가 넘는 양이다. 이 정도였다면 흑해와 지중해의 수위가 같아지는 데 약 33년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시달의 재구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당시 흑해의 수위는 그가 가정한 것보다 낮았고, 유입된 물의 양도 더 적었다. 따라서 이 급작스러운 홍수가 실제로 홍수 이야기와 다른 홍수 신화의 근간이 되는 진실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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