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플라즈마 점화를 위한 새로운 길?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0 20: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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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적은 에너지로 점화… 물리학자들, 확장된 로슨공식으로 핵융합의 효율적 경로 제시
- 반응기 벽의 텅스텐 불순물과 최적의 가열 순서: 핵융합 상용화의 숨은 장벽들을 넘다
- 직진 대신 우회하는 전략: 플라즈마 점화 에너지를 낮추는 새로운 물리학적 접근법

핵융합: 플라즈마 점화를 위한 새로운 길?

 

핵융합은 미래의 에너지로 꼽힌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려면 안정적인 플라즈마 점화, 즉 융합 반응이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핵융합로에서 전기를 생산하려면 플라즈마가 점화되어야 하지만, 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제 물리학자들이 핵융합로에서 플라즈마 점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연구진은 점화 에너지를 높이는 4가지 요인을 규명하고 그 영향을 정량화했다. 이를 통해 핵융합 장치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 현재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ITER 핵융합로의 구조도. 도넛 모양의 핵융합 플라즈마는 이 토카막형 원자로 내부에서 자기장에 의해 부유 상태로 유지된다. — © 미국 ITER

핵융합은 미래의 잠재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Fusionsreaktoren (핵융합로)의 플라즈마 안에서 충분한 원자가 융합하려면 1억 도가 넘는 극단적인 온도와 높은 플라즈마 밀도가 필요하다. 오직 이 조건에서만 연쇄 반응이 시작되며, 이때 핵융합은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도 스스로 유지되고, 핵융합로는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핵융합 플라즈마의 첫 점화에 성공한 것은 2022년의 일이지만, 이는 찰나의 순간에 그쳤다. 다른 테스트용 원자로는 출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프랑스에 건설 중인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처럼 아직 건설 중이다. 

 

점화를 위한 공식: 로슨 크라이테리온 (Lawson Criteria)

 

플라즈마가 언제 점화되는지는 1950년대에 정립된 수학적 공식인 이른바 '로슨 크라이테리온(Lawson criterion)'으로 설명된다. 이에 따르면 플라즈마의 구속 시간, 입자 밀도, 그리고 온도의 곱이 6x10^28sK/m^3 보다 커야 한다. 그러나 입자 밀도와 온도, 시간의 최적 비율이 무엇이며, 핵융합 플라즈마의 밀도와 온도를 어떤 순서로 높여야 하는지는 이 공식에 나와 있지 않다. 또한 점화를 어렵게 만드는 다른 요인들이 무엇인지도 지금까지는 일부만 규명되어 있었다. 

 

프린스턴 대학의 루이스 델가도아파리시오(Luis Delgado-Aparicio)가 이끄는 물리학 연구팀은 최근 로슨 공식에 플라즈마 점화에 영향을 미치고 방해하는 4가지 매개변수를 추가했다. 

 

새로운 공식은 이용할 수 없는 핵융합 산물인 헬륨이 플라즈마 내에 얼마나 축적되는지,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열이 얼마나 손실되는지, 그리고 플라즈마의 음전하를 띤 입자가 싱크로트론 복사(Synchrotron radiation)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잃는지를 고려한다. 

 

네 번째 매개변수는 반응기 벽의 물질로 인한 핵융합 플라즈마의 불순물이다. 로슨 공식에 이러한 매개변수들을 추가하자 플라즈마 점화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드러났으며, 지금까지 유망하다고 여겨졌던 반응기의 일부 세부 사항들이 장애물임이 밝혀졌다.

 

공동 저자인 마사유키 오노(Masayuki Ono)는 "이러한 효과들을 배제하면 디자인은 완벽해 보이지만, 이를 고려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라고 설명한다. 확장된 공식을 활용하여 물리학자들은 더 적은 에너지로 플라즈마 점화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요소를 최적화할 수 있는지 도출해 냈다. 


텅스텐 불순물 문제

 

이에 대한 한 가지 예로 토카막(Tokamak)과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반적인 핵융합 장치 반응기 벽을 들 수 있다. 이 반응기들은 어떠한 물질도 수백만 도의 고열과 직접 접촉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공중에 띄워 유지한다. 추가적으로 반응기 벽은 텅스텐이 특히 내열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텅스텐으로 코팅되어 있다. 하지만 막대한 열로 인해 텅스텐 층마저 점차 침식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텅스텐 원자가 증발하여 플라즈마 안으로 유입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확장된 로슨 공식은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경우 텅스텐 불순물이 핵융합을 심각하게 방해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2차원 모델에서 1만 개의 플라즈마 입자당 1개의 텅스텐 원자가 존재할 경우, 점화에 필요한 플라즈마 압력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D 모델에서는 텅스텐 불순물이 점화 지점을 플라즈마가 불안정해지는 임계점 너머로 밀어내어, 작동하는 핵융합로의 실현 가능성이 더욱 아득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해결책은 존재한다. 델가도아파리시오와 동료들이 설명하듯, 텅스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방법 중 하나는 핵융합 장치의 반응기 벽을 액체 리튬으로 코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이미 프린스턴 플라즈마 물리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열을 먼저 가할 것인가, 압력을 먼저 가할 것인가? 

 

또 다른 최적화 방안은 핵융합 플라즈마를 가열하고 압축하는 순서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공식에 따르면, 핵융합 플라즈마를 먼저 가열한 뒤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필요한 밀도로 압축하는 방식이 에너지를 더 적게 소모한다. 너무 강한 자기장은 오히려 핵융합을 억제하고 점화를 더 높은 에너지 영역으로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자기 모멘트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 입자인 스핀 편극 핵융합 연료(spin-polarized fusion fuel)를 사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플라즈마 내부의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동시에 플라즈마를 안정화할 수 있다. 델가도아파리시오 연구팀이 밝혀낸 바와 같이, 플라즈마에서 에너지 손실을 유발하는 과정들은 열적으로 스스로 증폭되는 불안정성 또한 조장하기 때문이다.

 

정상을 직접 오르는 대신 우회하기

 

델가도아파리시오는 플라즈마 점화로 향하는 길을, 산악 지대에서 최고봉 뒤편에 있는 목적지로 가는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에 비유했다. 이 물리학자는 "많은 핵융합 개념들이 가장 직접적인 경로로 산을 오르려 하며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라며, "우리의 방식은 정상을 우회하는 것이며, 이것이 더 효율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의 견해에 따르면, 로슨 공식의 새로운 수식과 최적화 제안들은 핵융합 장치의 설계를 개선하고 비싼 비용의 실패 위험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오노는 "핵융합 실험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므로 피할 수 있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다 현실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건설 전에 핵융합 개념을 검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출처: Luis Delgado-Aparicio (Princeton University) et al., Physical Review Letters, 2026; doi: 10.1103/mmc9-nzfx

[더사이언스플러스 / 문광주 기자 hellosciencepl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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